2014년 9월 16일 화요일

오픽 IH 등급 후기 - 영어로 수다 떨기!

지난 추석 연휴, 대체휴일로 신났던 9월 10일.
저는 즐거움을 뒤로 한 채 시험장으로 향했습니다.

바로 오픽(OPIc)을 보기 위해서였죠.

그리고 성적 발표일인 오늘,
두번째로 높은 등급인 IH를 받게 되었습니다.

영문학을 전공했지만 평소 말하기가 자신 없었는데..
어떻게 이런 점수를 받았을까요?

스스로가 신기해서 써보는 오늘의 포스팅,
<영어로 수다 떨고 오픽 IH 받기!>

자고로 남자는 과묵해야 한다는 어르신들의 말씀.
그리고 설문조사에 나오는 여자들이 싫어하는 남자
"말 많은 남자"

이런 이야기들, 오픽에서만큼은 통하지 않습니다.

시험시간 40분15개 질문에 답하는 것,
생각보다 긴 시간입니다.
37분까지 알뜰하게 쓰고 나오니까 시험장에
저랑 2명 남아 있더라고요.

여기서 밝히는 고득점 비결!

1. 일단 말을 많이 하면 좋은 것 같다

오픽의 질문은 전부 무언가를 묘사하라는 질문입니다.
그리고 늘 주문을 하죠. "최대한 자세히 말해보세요."

그렇다면 머리 속에 있는 모든 아이디어를 말로 풀어내세요.
당신과 모니터 사이의 공간들을 말로 꽉꽉 채워 넣어 보세요.

저는 평소에 자주 가는 미용실에서도 담당 디자이너에게
늘 수다를 떨죠. 그녀는 제 말을 끊지 않으니까요.
지난 번 방문에는 인도에서 즐겨 쓰던 히말라야 화장품에 대해
30분이나 끊이지 않고 설명을 했던 기억이 나네요.
화장품 블로그를 할까?

오픽의 Interviewer(컴퓨터) 또한 당신의 말을 끝까지 귀담아 들을 거예요.
저처럼 여자친구도 없고 (흑흑) 평소에 외로운 사람들은
제대로 말상대를 만난거죠!

신나게 수다를 떨어 봅시다 :)


2. 그리고 질문은 무조건 두 번씩 듣자

아시다시피 5초 내에 Replay 버튼을 누르면 질문을 다시 들려줍니다.
질문 다시 들었다고 감점 따위 하지 않습니다.

그럼 우리는 이걸 100% 활용해야 합니다.

무조건 두 번 들으세요.
질문 다 이해했어도 두 번 들으세요.

왜냐면 두 번째 질문 나오는 동안 당신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으니까요.


3. 오픽은 학교 축제 연극 무대가 아니다

그러니까 대본을 완벽하게 준비해서 외워갈 필요가 없다는 말입니다.

사실 교재에 나온 모범 답안 스크립트를 달달 외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방법은 가장 큰 위험이 한 가지 있죠.

당신이 생각한 문제가 안 나오면 어쩔 건데요?

물론 오픽은 Survey를 통해 질문 받을 주제를 한정 지을 수 있지요.
그래도 절대 예상한 문제가 다 나오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대사 외우듯 스크립트를 외웠다가...

까먹었으면 어떻게 하실 건데요?

아마 대사를 다 외워간 사람은 한 번 막히는 순간,
멘붕에 빠지겠지요.

그래서 제가 제안하고 싶은 솔루션은,
- 사실 이 것은 제 동생 K양에게 배운 방법입니다 -
대사를 외우지 말고~
어떤 주제가 나왔을 때 어떤 키워드로 얘기할지,
카테고리 정도만 짜놓자 이거죠.

쉽게 말하면 말할 문장을 준비하지 말고,
말할 '거리'를 준비하자는 것입니다.

Survey에서 국내여행을 골랐으면,
'속초-고딩때-친구랑-바다-물에 빠져 죽을뻔-구조대원의 구조'
이렇게 키워드 정도만 기억해서
그 자리에서 문장으로 이어가자는 거죠.


4. 한껏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주자

목소리만 들어도 알 수 있습니다.
이 사람이 지금 긴장을 하는지 안 하는지.

긴장을 하게 되면 목소리도 빨라지다 말문이 막히고,
만약 시험 도중 자신감을 잃는다면 목소리가 작아지고,
자칫하면 마이크에 녹음조차 안 되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지요.

시험 시작 전에 심호흡을 하시고요.
주변에 어떤 사람들이 왔나 둘러도 보시고요.
어여뿐 여학생은 있는지 없는지

그렇게 차분한 마음으로 시험을 봅시다.
그리고 컴퓨터 Interviewer를 술자리에서 우연히 만난
친한 친구의 친구라고 생각해 봅시다.

어차피 나이도 비슷한 사람들끼리 쑥스러워 할 게 뭐 있나요.
웃으면서 내가 누구다 소개도 해주고,
서로 재밌었던 이야기 세상 사는 이야기 하는 거죠.
그냥 아래처럼 캐주얼하게 이야기하는 거에요.

"안녕? 나는 대전 사는 김민기라고 하고,
해외영업 일을 하고 있어.
얼마전에 인도를 6개월 다녀왔지."

"난 재즈를 좋아해.
주로 집 안에서 헤드폰으로 음악을 듣지만,
때로는 공연장을 가기도 하지.
얼마전에는 "영화 속 재즈"라는 콘서트도 다녀왔다니까.
아, 근데 너는 어떤 음악을 좋아하니?"

마지막은 일종의 Tip인데요.
Interviewer의 질문에 수동적으로 답변만 하지 마시고,
마지막에 저런 식으로 질문도 던져 보세요.

시험을 본다는 느낌이 아니라 진짜 대화처럼 자연스러워지고,
그만큼 나의 여유로움과 자신감을 보여줄 수 있는 장치입니다.


5. 시험 전날은 친구들과 저녁을 먹자

이건 정말 저만의 Tip인데요.
대학 4학년 때 회사 면접을 보러 가기 전 날이면
늘 친구들을 만나 저녁을 먹거나 술을 한 잔 했습니다.

(물론 다음날 시험을 생각해서 술은 맥주 정도만,
술자리는 11시 전에 끝내고 잠을 잡니다.)

면접은 자신의 경험을 통해 가치관과 포부를 보여주는 자리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 무엇보다 긴장이 되는 자리고요.

그래서 긴장도 풀고, 나 자신에 대한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늘 면접 전날에 저녁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보통 면접이나 시험이 끝나면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많은데,
저는 오히려 면접/시험이 끝나면 조용히 집에 들어와
그 날의 부족했던 점들을 노트에 적곤 했었죠.)

이때 친구들과 했던 옛날 경험 이야기들,
앞으로 하고 싶은 일들, 나의 장단점 이야기들이
모두 면접에 가서 훌륭한 소스가 되었죠.

이건 오픽 시험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시험 전날인 9월 9일에 초등학교 동창들과
닭갈비에 맥주 한 잔 하면서 옛날 이야기,
그리고 성인이 되어 경험했던 일들,
직장 이야기들을 하면서 오픽에서 말할 소스들을 얻었죠.

물론 오픽의 소스를 얻기 위해 친구들을 만난 건 아니고요,
친구들과의 즐거운 대화가 오픽에도 도움이 되더라는 이야기죠 ^^


그래서 오늘의 제 결론은,
토익 같은 객관식 시험과는 다르게
오픽은 답이 없는 시험이니까.

그리고 무엇보다 대화를 위한 말하기 시험이니까.
평소에 영어로 수다를 떠는 습관을 키우시고,

그리고 자기 자신에 대한 이야기 거리들이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보고 친구들이랑 이야기해 본다면,

충분히 즐겁게 공부하며 시험을 준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늘 말하죠.
"재미없는 공부는 때려 치자"고요.

재미있게 공부합시다 :)

2014년 9월 12일 금요일

MK 토익 시리즈(5) - Step 3: 이제는 토익을 졸업할 때 (800점대->900점대)


인도 푸네의 신하가드 포트 산 위에서 내려다 본 풍경.

산 정상에 서서 아래를 바라보면
"이야 높구나! 내가 어떻게 여기까지 올라왔지?"
라며 신기할 때가 있습니다.

오늘은 토익 시리즈의 마지막,

좋은 점수대에서 더 좋은 점수 받기입니다.


1. 자신을 의심하지 말자

등산과도 같고 사과 깎기와도 같습니다.
당신이 해낼 거라고 단 한 순간도 의심하지 마십시오.
마지막 단계에서는 의지의 문제입니다.

2. 이기는 습관을 만들자

그러니까 결국 객관식 시험은 답을 맞추느냐
못 맞추느냐의 문제이죠.

맞추는 감을 익혀야 합니다.
오답을 제거하고 두 선택지 중에 고를 때,
어떤 게 답일 확률이 높을지 이제는 동물적 감각으로
알아야 할 때라는 거죠.

이런 습관은 "오답 아카이브"와 경험을 통해
당신의 내면에 축적됩니다.
오답 아카이브가 뭐냐고요?
제가 전 시리즈에서 말씀드린
핸드폰 내부의 "토익오답" 사진첩이요.

3. 왜 틀렸는지 설명해보자

오답 아카이브를 통해 자주 틀리는 유형,
그리고 정말 나를 애먹인 문제들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상(?)문제들을 누군가에게 조리있게 설명해 봅시다.
가상의 친구도 좋고, 진짜 친구도 좋고, 의리집 멍멍이도 좋습니다.
설명할 수 있을 때 참으로 안다고 말할 수 있겠죠.

4. 실수를 없애자

알고도 틀리는 문제 한 두개가 발목을 잡는 시점입니다.
900점을 위해서는 정말 한 문제도 아쉽습니다.

알면서도 틀리는 이유는,
1) 문제를 대충 봤거나
2) 출제자의 함정 떡밥을 물었기 때문.
근데 둘 다 결국은 1번 이유로 귀결되죠.

'시험에 가서는 이런 실수 안 해야지'라고 ㅎ하 말고,
ㅍ평소에 신중하게 공부를 하세요.

5. 굿 컨디션으로 시험보기

시험이란 건 평소 실력만큼이나 당일 컨디션도 중요합니다.
사실 토익 890점이나 910점이나 실력은 같아요.
이 둘은 당일 컨디션 차이입니다.

시험 전날 충분한 휴식은 필수!
술을 마셔도 11시 전에 끝내고,
게임은 시작하면 못 멈추니까 아예 하지 마시고,
시험 들어가기 전에 심장을 빨리 뛰게 하는 카페인 음료 드시지 마세요.

이 단계에 오기까지 꽤 시간과 노력을 썼을 거에요.
아마 지치고 짜증도 나있겠죠.
하지만 조금만 참고 더 걷는다면,
당신이 보고 싶었던 풍경을 발 아래 두게 될 겁니다.

힘내요 :)

2014년 9월 6일 토요일

영어 문법책 추천 - Grammar in Use Intermediate(CAMBRIDGE)


이 책 많이 들어보셨죠?

영어 원서 문법책의 부동의 1위,
Grammar in Use 시리즈입니다.

Basic Grammar in Use 다음 단계가
위 사진 속 Grammar in Use Intermediate 인데요.
수능 4등급 이상, 토익 570점 이상 학생들2 보면 좋습니다.

저는 저 책을 2009년에 구입해서 군대에서 봤네요.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는?
(저는 켐브릿지 출판사와 아무 관계가 없어요)

1. 문법을 예문을 통해 배운다

시중의 대부분 교재들이 문법 공식을 먼저 제시하죠.
그렇게 되면 학생들이 모든 문장에 공식을 적용하려 하는
문제가 생기고, 예외적 상황을 못 받아들이게 됩니다.

하지만 GIU는 예문을 통해 문장을 만드는 방식을 배우죠.
그리고 충분한 예외 상황 제시로 문법을 유연하게 적용하도록 합니다.

2. 문법 공부와 작문 공부를 동시에!
직접 손으로 쓰며 배웁니다.
(제가 좀 악필이죠?)

아마 이 책의 최대 장점이자, 한국 교재와의 차별점일 겁니다.
우리나라 교재들은 문법 공식 외우고 예문 한 두개 공부한 다음에
바로 4지선다/5지선다의 객관식 문제를 풀지요.
이런 방식은 문법을 이해할 시간을 주지 않는 방식입니다.
철저히 성과주의적 공부 방법이지요.

하지만 GIU는 위 사진처럼 지겹다 싶을 정도로
연습에 연습을 시킵니다.
굳이 손으로 안 써도 이해하는 부분을 왜
한 글자 한 글자 써야할까?

구식처럼 보이는 GIU의 방식은 사실
머리와 몸으로 문장을 기억시키는 방식이며,
문법과 작문을 동시에 공부하는 방식입니다.
게다가 본인이 시간을 더 투자한다면
말하기까지 연습할 수 있는 방식입니다.

저는 시간이 걸리고 지겹더라도 GIU 방식으로
공부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도 이 책 덕분에 문법이 탄탄해졌고,
토익 950점과 토익라이팅 고득점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교재 뒤에 했던 낙서를 올리며,

북 리뷰 - 무의미의 축제(밀란 쿤데라, 2014)

세상만물은 인과율의 법칙에 의해 움직인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그 이유와 의미가 있다.

과연?

밀란 쿤데라의 신작 《무의미의 축제》는...
사실 우리 삶의 대부분은 무의미한 것들로채워져 있으며
모든 현상들에 지나치게집착할 필요없이,
때론 삶에서 한 발자국 떨어져바라보면
그 무의미함이 무척 아름다워보일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해주고 있습니다.


한국에 돌아와 가장 먼저 산 책입니다.
서점 진열대에서 제목이 저를 사로잡았죠.

사실 밀란 쿤데라의 작품을 읽어본 적은 없습니다.
그의 대표작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늘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 뿐이었죠.

어쨋든 이 작품은 마치 영화 같은 연출 기법을 썼으며,
그만큼 머리에 쉽게 그려져 순식간에 읽혔습니다.

처음에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시작하더니 
19페이지부터 1인칭 관찰자 시점이 되고
다시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끝이 납니다.

이런 소설적 연출 기법이 요즘 트렌드라고 들었는데,
직접 접하게 되니까 무척 당황스럽더라고요.

알랭의 산책으로 시작하는 소설은, 같은 공원에서
같은 시간에 산책을 하던 라몽과 다르델로로 이어지고,
인형극과 스탈린의 이야기(?), 그리고
어떤 파티와 의미없는 거짓말을 하는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당최 무슨 소리인지 모르시겠다고요?
예, 저도 쓰면서 제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하여튼 확실한 것은,
때론 우리는 의미없는 행동들을 한다는 것입니다.
다르델로가 자신이 말기 암에 걸렸다는 거짓말을
하는 것처럼 말이죠.
곤란한 상황을 모면하거나 상대방에게
사기를 치기 위해서가 아닌,
정말 의미없고 그래서 순수한 거짓말이죠.

소설가들이 자신은 순수한 거짓말쟁이라고들
하는데, 사실 그들도 소설을 통해 자신의
사상을 전달하거나 돈을 버니까...
목적이 있는 거짓말쟁이이죠.

그런 의미에서 작중의 다르델로는
예술가들 보다도 한 단계 위의
진정 순수하고 아름다운 거짓말쟁이라는 겁니다.

그리고 이런 무목적의 무의미한 행동들이
온갖 합리성과 목적성으로 가득찬,
경쟁만이 가득찬 현대사회에서
잠깐의 휴지가 되는 아름다운 순간들을
제공하는 것은 아닐까요.

지금 친구에게 전화해서 아무
거짓말이든 하고 싶은 밤이네요.

거짓말과 무의미함의 휴머니즘을 담은 소설,
《무의미의 축제》였습니다.

2014년 8월 29일 금요일

해외영업 사원이 말해주는 협상의 기본

20일만에 작성하는 포스팅입니다.
우선, 소식 전하지 못한 점 죄송합니다.

현재 한국에 귀국했으며, 다음 출장은 논의중입니다.
확실한 것은 추석은 집에서 보낼 수 있겠다는 것 :)

블로그 꾸준히 할 수 있도록 포스팅 계획표도 만들고 있습니다.
자신을 위해 투자하는 시간인만큼 열심히 해야지요!

오늘은 인도 출장 후기 첫 번째 시간입니다.

해외영업 사원이 말해주는 협상의 기본!



처음 협상 회의장에 들어갔다 나온 기분은,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서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말을 통한 전쟁터 속에서
저는, 무지했기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한 존재였죠.

억울하고, 분하고, 자신에게 화가 나고, 사회의 냉혹함에 소름이 끼치는,
그런 복합적인 감정을 가져다준 경험이었습니다.

다행히 저의 곁에는 매니저인 차장님이 계셨습니다.
(저는 사실 Project Manager인 차장님의 통역 및 보조격이었죠.)

기술적으로도, 인간관계적으로도 널리 신뢰를 받는 그 분을 보며
저도 이번 출장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생각합니다.

다음 협상장에 들어갈 때는 더이상 당황하지 않기 위해서...
협상의 기본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1. 협상은 싸움이 아니다

절대 싸우러 들어가는 것이 아닙니다.
회의는 시작도 안 했는데 잔뜩 날이 서있어서는 안 됩니다.

욱하는 성격에 저지른 실수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을수도 있습니다.
협상은 미소로 시작하고, 미소로 끝나야 합니다.

2. 하지만 할 말은 해야한다

상대방의 모든 요구를 다 들어줄 수는 없습니다.
그러기에는 우리 회사의 큰 손실이 예상되고,
다음 거래를 생각해서도 나쁜 선례를 남길 수는 없습니다.

상대방이 무리한, 때론 상식에 벗어난 요구를 할 수도 있습니다.
만약 말이 길어진다면 상대의 말을 끊을 수도 있습니다.
경청하는 자세는 좋지만, 말장난에 놀아나서는 안 되니까요.

항상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협상장에 들어가는 우리는 ,
그 순간만큼은 회사를 대표한다는 것입니다.

소극적인 태도가 회사에는 많은 타격을 줄 수도 있습니다.
절대 권리를 주장하는 일에 소극적이어서는 안 됩니다.

3. 총기 수입은 잘 해놓았는가?

군대에서는 사격이 끝난 후 '총기수입(총기손질)'을 합니다.
언제든 있을 수 있는 사격에 대비하기 위해서입니다.
개인정비 시간에 틈틈이 총을 닦듯이,
협상에 들어가기 위한 준비가 철저해야 합니다.

회의는 갑자기 잡힐 수도 있습니다.
저도 한 번은 당일 통보를 받은 적이 있어서
회의실 들어가기 전까지 부리나케 자료를 준비했던 기억이 납니다.

언제라도 협상을 이끌어갈 수 있도록 준비가 되있어야 합니다.
엑셀을 통해 평상시의 데이터를 업데이트하고,
한 가지 범주의 일이 끝나면 결과를 보여줄 수 있는 프리젠테이션도 미리미리.

이런 준비작업이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습관으로 만들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닙니다.

4. 패를 보여주고 시작하는 카드게임은 없다

협상장에 들어가기 전에 자신의 모든 패를 보이지 마십시오.
마지막까지 쥐고 있을 승부카드가 있어야 합니다.

그 승부카드가 무엇일지는 일의 시작부터 파악해야 합니다.
물론, 때로는 일의 진행 중에 우연히 발견하기도 합니다.

어쨋든 중요한 것은 무기 하나 정도는 감춰둬야 한다는 것입니다.

5. 서명은 신중하게

MOM(Minutes of Meeting: 회의록)에 사인을 할 때,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읽는 습관을 기릅시다.

우리 측이 부담하는 비용은 어느정도인지,
나중에 문제가 될 독소조항은 없는지,
뜻이 불분명한 문장은 없는지 등.

저의 입사 첫 날, 신입사원 교육을 끝내고 확인서에 사인을 했습니다.
그때 저는 아무 생각없이 사인을 했는데요.

인사팀 과장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앞으로 사회인으로서는 사인을 하기 전에 반드시
자신이 사인할 서류를 다시 한 번 읽는 습관을 기르십시오."라고요.

내 이름을 쓴다는 것의 무게를 느끼게 하는 말이었습니다.


우리는 살면서 크고 작은 협상을 합니다.
자신의 권리를 찾기 위해서는,
늘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다음 출장에는 더 멋진 협상가가 되기를 바라며...

2014년 8월 10일 일요일

시사 이슈 - 에볼라 바이러스, 제2의 패스트?

어제는 한 신문 기사 제목 때문에 깜짝 놀랐어요.

매일 아침 출근 전 읽는 <Times of India>에서
"인도인 45,000여 명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이라는
제목을 읽게 됐거든요.

'어?! 뭐라고!!
이거 엄청 심각한 거잖아!
당장 회사에 연락해서 귀국해야 겠어!!'

순간 많은 생각들이 머리를 스쳐갔습니다.
그리고 기사 제목을 다시 봤는데...

Nearly 45,000 Indians in Ebola-hit countries,
may bring virus home
에볼라 감염 국가에 체류중인 45,000여 명의 인도인들이
바이러스를 인도로 가지고 올 수도 있다.

숫자만 보고 제목을 제대로 안 읽었더라고요.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고 기사를 읽었습니다.

나이지리아 4만명, 라이베리아 3천명, 시에라 리온 1천2백명, 기니 500명.
약 45,000여 명의 인도인들이 아프리카의 에볼라 감염국에 있습니다.

인도 정부는 이들에 대한 출입국 이력 관리와
국제 공항 검역을 강화한다는 방침이고요.
(http://timesofindia.indiatimes.com/India/Nearly-45000-Indians-in-Ebola-hit-countries-may-bring-virus-home/articleshow/39787121.cms)

그리고 지난 8일(금), 국제보건기구[WHO]는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ublic health emergency of international concern;PHEIC)
라고 선포하며, 국제적 공조를 촉구했습니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408081625141&code=970100)

WHO가 발표한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 지도입니다.
서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 시에라 리온 등 국가입니다.
자세한 지도는 아래 링크로.
http://www.who.int/csr/disease/ebola/maps/en/

그럼 대체 에볼라 바이러스가 무엇일까요?

에볼라 바이러스(Ebola Virus)는 치사율이 90%에 이르며,
현재까지 1,700여 명이 감염되고 930여 명이 사망한
"21세기의 페스트"라 불리는 무서운 바이러스입니다.

열, 구토, 설사, 근육통, 불쾌감과 내출혈/외출혈 등이 증상이며
알려진 유력한 숙주는 과일박쥐라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과일박쥐를 사냥해 먹는
주민들 때문에 현지 의료진들이 애를 먹고 있다네요...

에볼라 사태를 보며 국민의 위생적 무지가 얼마나 위험하고,
충분한 보건/의료시설의 확충이 국가의 기본이라는 것을 느낍니다.

여기 인도만 봐도 매년 수만 명의 어린이들이 오염된 물 때문에 죽고,
비위생적인 생활 환경으로 많은 질병에 노출되어 있는데요.
인도는 경제 발전도 중요하지만 국가의 기본부터 갖췄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남자들, 제발 화장실 갔다와서 손 좀 씻읍시다!
인도애들은 최소한 손은 씻는다고요 ㅜ ㅜ

백신은 2015년에나 나온다고 합니다.

영국 언론 데일리텔레그라프에 따르면 WHO에서
다음달부터 본격적으로 백신 개발을 시작한다네요.
(http://www.telegraph.co.uk/news/worldnews/africaandindianocean/liberia/11024010/Ebola-vaccine-wont-be-ready-until-2015-says-WHO.html)

에볼라 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된 건 1976년인데
왜 아직까지 백신이 없었을까요?

이에 대해 한겨레의 사설은 가난한 아프리카만 발병했기 때문에
누구도 적극적으로 연구에 뛰어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http://www.hani.co.kr/arti/opinion/editorial/649746.html)

한겨레의 주장은 다소 비약이라고 생각하지만,
한 편으로 제약회사들에게 매력이 없는 시장이니
그럴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런 질병 사태가 있을 때마다 늘 음모론이 퍼지는데요.
지난 신종플루 사태 때의 '타미플루' 음모론이 떠오르네요.
http://ko.wikipedia.org/wiki/%EC%9D%8C%EB%AA%A8%EB%A1%A0
신종플루 때 병장이었던 저는 무려 5개월동안 휴가를 못 나갔죠.

이번 덕성여대 사태는 개인적으로 유감입니다.

처음 페이스북의 뉴스피드에서 "덕성여대가 미쳤나봐요"라는 글을 봤을 때,
그리고 엄청난 숫자의 공유하기와 댓글들을 봤을 때...
'이건 좀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용인 즉슨, 덕성여대에서 국제적인 행사를 하는데
거기에 아프리카 학생들도 온다.
그 학생들이 오면 에볼라 바이러스가 우리나라에 퍼져서
우리나라도 에볼라 위험국가가 된다.
치사율이 90%라는데 국민들을 다 죽일 셈인가.
아프리카 학생들 입국 금지 시키고, 행사 자체를 취소하라.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그 글을 읽자마자 드는 의문점 두 가지:
1) 입국할 아프리카 학생들의 감염 여부를 확인하면 되지 않는가?
2) 아프리카 사람이 들어와서 우리나라 망할거면,
경제 교류도 하지 말고 문화 교류도 안 하면 되겠네?

최근의 세월호 사건, 군대 구타사건, 태풍 피해 등으로
국민들의 위기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진 건 이해합니다.

하지만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도 않은 사안을 가지고
SNS 상에서 무차별적으로 퍼가기가 이루어지고,
결국 여론몰이를 통해 아프리카 학생들의 행사 참여가 취소되었죠.

과일박쥐를 잡아먹고 시체를 맨손으로 만져서
에볼라 바이러스가 더 빨리 퍼지는 아프리카 주민들보다
아무 생각없이 '좋아요'를 누르고 죄없는 아프리카 학생들을
매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더 무지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무식은 죄가 아니라지만, 이런 종류의 무식은 죄입니다.
SNS의 그 사람들에게 죄값을 물을 수는 없지만
본인들은 지금이라도 일종의 책임감을 느껴야 할 것입니다.

경각심을 가지고 조심하는 것은 나쁜 게 아닙니다.
오히려 세계적 위험인만큼 필요한 위기의식입니다.

하지만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일은 삼가야 합니다.

페이스북의 "좋아요"는 정말 간편합니다.
트위터, 인스타그램 모두 마찬가지이죠.

하지만 여러 사람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글이라면,
제발 한 번만 더 생각하고 "좋아요"를 누릅시다.

이번 사태로 상처 받았을 아프리카 학생들에게
정말 미안한 마음이 드는 밤입니다.

덕성여대 사태 관련 오마이뉴스 오주석 기자의 글: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020303

2014년 8월 6일 수요일

인도 여행기 - 간디를 기억하는 공간 "아가 칸 궁전"

"Ashes of Mahatma Gandhi rest here"
"마하트마 간디의 재, 여기에 잠들다"


죽더라도 누군가의 기억에 오래 남아
많은 시간을 사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마하트마 간디의 기억을 지닌
아가 칸 팰리스 앤드 간디 메모리얼 뮤지엄
방문기 입니다. (2014년 5월 18일)

사진 출처: http://www.virtualpune.com/
아가 칸 팰리스는 푸네 시내에 위치해 있으며
제가 묶는 숙소에서 차로 10분 내로 갑니다.

1892년에 이슬람 술탄(왕) 아가칸 3세가 지었는데요.
이 왕은 1938년에 UN의 전신인 국제연맹(League of Nations)의
수장으로 선출되기도 했다네요. (사진 퍼온 사이트에서 참조.)

그리고 그 유명한 간디가 그의 아내, 비서와 함께
1942년부터 2년간 구금되었던 장소로 유명합니다.

"THE LIGHT THAT SHONE FROM THE EAST PROVOKED AND CHALLENGED THE WEST"
"동방의 등불이 서방에 도전하다."

당시의 저항정신을 보여주는 그림과 문구입니다.

간디는 인도의 상징입니다.
대외적으로도 그렇고 인도 내부에서도 그렇습니다.

지폐가 다 한 사람 얼굴이라니...
그리고 그의 후손들이 수십년을 인도의 정권을 잡았다는 게
생각해보면 정말 무서운 일입니다.

과연 그가 성자이며 진정성이 있는 독립운동가인지는
지금 와서 평가를 해보면 "그렇다"고 말하기 힘든 부분도 있습니다.

간디에 대한 평가는 다음에 깊게 포스팅 해볼게요.
지금은 여행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까 :)


아가칸 궁전은 두 가지에 반합니다.
하나는 아름다운 건축물,
그리고 아름다운 정원.

정원을 거니는 것은 입장료를 따로 받지 않으니까
푸네에 오시는 분들은 산책 겸 걸으러 오세요.

건물 내부에는 간디 박물관이 꾸며져 있는데요.
외국인 입장료는 100루피 입니다. (내국인은 5루피)
외국인 입장료 차별은 인도 모든 관광 시설 공통점이니까,
서운해 하지 말고 그러려니 하세요.
이 사람들에게 외국인은 그저 돈벌이거든요

"왕족과 함께 하이파이브!!"

이 나이에 박물관에서 장난을 치는 저입니다.
언제 철이 들까요?ㅎㅎ

박물관 내부에서 아가칸 궁전의 역사, 인도 독립운동사,
간디가 실제 사용했던 식탁, 화장실, 식기, 옷 등을 볼 수 있습니다.

그의 말년을 직접 느껴보는 한 편
당시 사람들의 생활 모습도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서구 문화가 생활 속에 자리 잡으며
서양식 생활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 나무는 대체 뭐지?!

박물관을 나와 정원을 거닐다 보니 저 나무를 마주칩니다.
인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인데요.

보시다시피 가지에서 뿌리가 내려오고,
그 뿌리가 땅에 박혀 뿌리-나무-땅
순환 구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게 바로 윤회 사상인건가요?
인도인들의 사상이 반영되는 나무인 것 같네요.


그럼 아가칸 궁전의 기억은 이만 정리하며
저는 잠을 자러 가겠습니다.

요즘 많이 바쁘고, 마음의 여유도 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래도 조금씩이라도 포스팅하도록 할게요.
이건 제가 정말 좋아하는 일이니까요...

그럼 Good n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