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만물은 인과율의 법칙에 의해 움직인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그 이유와 의미가 있다.
과연?
밀란 쿤데라의 신작 《무의미의 축제》는...
사실 우리 삶의 대부분은 무의미한 것들로채워져 있으며
모든 현상들에 지나치게집착할 필요없이,
때론 삶에서 한 발자국 떨어져바라보면
그 무의미함이 무척 아름다워보일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해주고 있습니다.
한국에 돌아와 가장 먼저 산 책입니다.
서점 진열대에서 제목이 저를 사로잡았죠.
사실 밀란 쿤데라의 작품을 읽어본 적은 없습니다.
그의 대표작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늘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 뿐이었죠.
어쨋든 이 작품은 마치 영화 같은 연출 기법을 썼으며,
그만큼 머리에 쉽게 그려져 순식간에 읽혔습니다.
처음에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시작하더니
19페이지부터 1인칭 관찰자 시점이 되고
다시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끝이 납니다.
이런 소설적 연출 기법이 요즘 트렌드라고 들었는데,
직접 접하게 되니까 무척 당황스럽더라고요.
알랭의 산책으로 시작하는 소설은, 같은 공원에서
같은 시간에 산책을 하던 라몽과 다르델로로 이어지고,
인형극과 스탈린의 이야기(?), 그리고
어떤 파티와 의미없는 거짓말을 하는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당최 무슨 소리인지 모르시겠다고요?
예, 저도 쓰면서 제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하여튼 확실한 것은,
때론 우리는 의미없는 행동들을 한다는 것입니다.
다르델로가 자신이 말기 암에 걸렸다는 거짓말을
하는 것처럼 말이죠.
곤란한 상황을 모면하거나 상대방에게
사기를 치기 위해서가 아닌,
정말 의미없고 그래서 순수한 거짓말이죠.
소설가들이 자신은 순수한 거짓말쟁이라고들
하는데, 사실 그들도 소설을 통해 자신의
사상을 전달하거나 돈을 버니까...
목적이 있는 거짓말쟁이이죠.
그런 의미에서 작중의 다르델로는
예술가들 보다도 한 단계 위의
진정 순수하고 아름다운 거짓말쟁이라는 겁니다.
그리고 이런 무목적의 무의미한 행동들이
온갖 합리성과 목적성으로 가득찬,
경쟁만이 가득찬 현대사회에서
잠깐의 휴지가 되는 아름다운 순간들을
제공하는 것은 아닐까요.
지금 친구에게 전화해서 아무
거짓말이든 하고 싶은 밤이네요.
거짓말과 무의미함의 휴머니즘을 담은 소설,
《무의미의 축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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